화염상모반 즉 모세혈관기형 (capillary malformation)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동정맥 기형 (arteriovenous malformation), 정맥 기형 (venous malformation), 림프관 기형 (lymphatic malformation)등의 다른 혈관 기형과 동반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른 혈관 기형과 동반되는 모세혈관기형은 일반적으로 화염상모반이라고 부르지 않지만 편의상 여기에서는 모세혈관기형과 화염상모반을 동의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화염상모반과 동반되는 동정맥 기형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화염상모반은 모세혈관이 늘어나서 생긴 것이긴 하지만 만져보면 정상 체온입니다.
하지만 동정맥 기형이 동반된 화염상모반은 만져보면 따뜻하고 맥박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동정맥 기형에서 동반되는 화염상모반은 육안으로는 일반적인 화염상모반과 감별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촉진이 진단에 필수적입니다.
동정맥 기형의 70%는 얼굴과 머리 부위에서 생깁니다.
특히 귀에 위치한 화염상모반의 경우 동정맥 기형을 동반한 경우가 많은데 해당 귀가 뜨끈뜨끈한 경우면 의심을 해야 합니다.
촉진으로 애매한 경우에는 도플러 초음파 검사나 MRI 검사가 도움이 됩니다.

보통의 화염상모반은 시간이 지나도 성장에 비례해서 커지지 주변으로 번지거나 새로 생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정맥 기형에서 동반되는 화염상모반은 시간이 지날 수록 주변으로 번지면서 커지거나 새로 생기는 경우 있습니다.
화염상모반도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조금씩 두꺼워지지만 동정맥 기형의 경우 크기 변화 없이 지속되다가 외상, 사춘기, 임신 등의 인자로 인해 크기 증가가 시작되기도 합니다.
그 경우 통증, 궤양, 출혈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한 얼굴 비대칭, 변형 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몸의 여기 저기에 여러 개의 붉은 모반이 계속 생기고 우성 유전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RASA1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모세혈관기형-동정맥기형 (capillary malformation - arteriovenous malformation)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10~20% 가량 뇌와 같은 내부 장기에도 동정맥 기형이 동반될 수 있어 MRI 등 검사가 추천된다는 논문 보고가 있습니다만 실제로 진료실에서 만난 해당 환자 분들을 의뢰하여 검사하였을 때 내부 장기의 동정맥 기형이 동반된 것을 본 적은 없습니다.
이전에 보고된 것에 비해서는 피부 이외의 동정맥 기형을 동반하는 경우가 드문 것으로 생각됩니다.
RASA1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모세혈관기형-동정맥기형은 이전에 설명 드린 바 있습니다. http://reslab.blog.me/220942496228

동정맥 기형은 동맥과 정맥이 바로 연결되어 부풀어 오르는 혈관 기형의 일종으로 보통 피부 안쪽 깊숙이 위치합니다.
동정맥 기형에서 동반되는 화염상모반은 레이저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동정맥 기형은 레이저가 아닌 수술 또는 색전술 (arterial embolization)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치료가 필요한 동정맥 기형을 동반한 경우 동정맥 기형 치료를 완료한 뒤 남아 있는 화염상모반을 레이저로 치료합니다.
보이는 화염상모반 이외의 다른 불편한 증상이 없고 크기 증가 등 건강 상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화염상모반만 레이저 치료를 하고 동정맥 기형은 경과 관찰 할 수 있습니다. 
 

신효승, M.D., Ph.D.
피부과 전문의, 의학박사
마포공덕 에스앤유 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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