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염상모반의 레이저 치료 시 수면 마취에 대한 고찰
- 김영걸 2017-08-02 13:07:20
오늘은 지난 번의 국소 마취에 이어 화염상모반의 레이저 치료 시 수면 마취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http://blog.naver.com/snubirthmark/221060574083
수면 마취는 일반적으로 유소아에서 넓은 면적의 병변에 대해 레이저 치료를 할 때 시행하게 되므로 혈관종의 레이저 치료 시에 시행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대부분 화염상모반의 레이저 치료 시 시행하게 됩니다.
수면 마취란 진정 마취 (procedural sedation) 의 일종으로 정맥 주사를 통해 마취 약제를 투입하여 환자의 의식을 저하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수면 마취를 통해 조절된 의식 저하는 환자가 치료의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해주고, 치료에 대한 기억을 갖지 못하게 합니다.
깊은 수면에 빠진 것처럼 의식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흔히 수면 마취라고 부르며 가장 흔히 접하는 수면 마취는 수면 내시경 때 시행하는 진정 마취입니다.
보통 큰 수술을 할 때 시행하는 전신 마취 (general anesthesia)와의 차이점은 수면 마취는 자발 호흡이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전신 마취의 경우 의식 뿐 아니라 호흡 활동을 하는 근육까지 마비되어 환자는 스스로 숨을 쉬지 못하게 됩니다.
자발 호흡이 사라지기 때문에 튜브를 환자의 기관에 넣고 환자는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인공호흡기에 의해 숨을 쉬게 됩니다.
수면 마취는 호흡 활동을 하는 근육이 마비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를 하는 동안에도 마치 잠을 자는 것처럼 환자 스스로 숨을 쉽니다.
화염상모반의 레이저 치료에서 수면 마취를 고려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 치료에 협조가 되지 않는 유소아의 경우
물론 치료에 협조가 되지 않는 유소아의 경우라도 치료 범위가 작으면 마취 크림을 바르고 아기를 잠시 붙잡고 치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 면적이 넓어 치료 시간이 길어진다면 아기가 많이 힘들어하고 세밀한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수면 마취가 필요합니다.
유소아에서 치료 면적이 넓지 않더라도 눈꺼풀에 위치한 화염상모반 치료와 같이 안전도와 정밀도를 높여야 할 경우 수면 마취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국소 마취로 조절하기 힘든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치료인 경우
사실 이 경우는 화염상모반의 레이저 치료에 해당하지는 않으며 광범위한 정맥 기형의 레이저 치료 시 어른도 참기 힘든 통증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이 때에는 어른이라도 수면 마취 후 치료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세번째, 수면 마취에 따르는 불편함 또는 잠재적 위험성을 상회하는 치료의 이득이 예상될 경우
수면 마취는 시행 전에 공복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시행 후에는 수 시간 이상의 회복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몇 시간 동안 공복을 참고 유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마취 약제를 투입하기 위한 정맥 주사 역시 아이들이 매우 싫어합니다.
(참고로 울며 싫어하는 아이들의 가는 혈관에 정맥 주사로를 확보하는 것은 베테랑 간호사에게도 힘든 일입니다.)
수면 마취는 매우 안전한 진정 마취입니다만 저희가 항상 주의하는 대표적 잠재적 부작용은 호흡 억제입니다.
호흡 억제를 예방하기 위하여 수면 마취 전 4주 이내에 감기 등 호흡기 질환이 있었으면 수면 마취를 연기합니다.
마취 전 마취과 전문의 선생님께서 평가하시고, 마취과 선생님이 레이저 치료 내내 환자 옆에서 마취를 진행하고 환자를 모니터합니다.
마취 종료 후에는 호흡 억제 없이 의식이 회복한 뒤 보호자과 함께 귀가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화염상모반을 갖고 학교를 들어가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였을 때 겪게 될 마음의 상처나 건강 상의 불편함 또는 어른이 되어 치료할 때 겪게 될 불편함이 지금 수면 마취를 시행해서 겪게 될 불편함, 잠재적 위험성을 상회한다면 수면 마취의 도움을 받아 레이저 치료를 시행합니다.
수면 마취의 안전성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저희 병원은 보다 안전한 수면 마취를 위해 생후 10개월 이상이면서 체중이 10kg이 넘거나, 생후 12개월이 넘는 경우 수면 마취를 시행합니다.
특별한 질환이 없는 건강한 아이의 경우 수면 마취 전 혈액 검사 등의 검사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건강한지 확인하기 위해서 마취 전 마취과 전문의 선생님이 문진을 시행합니다.
이하 사항에 대해 반드시 말씀해주십시오.
호흡기, 심혈관계, 소화기, 신경계 질환 여부
복용 중인 약
이전 마취에서 불편한 점
알레르기가 있는 약 또는 음식
코골이 여부
건강에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 마취가 연기되고 혈액검사, 엑스레이, 심전도 검사 등을 의뢰하여 시행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어린 아이가 수면 마취를 자주 하면 혹시 머리가 나빠지지는 않을지 걱정하십니다.
최근 2017년 미국 피부외과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화염상모반의 레이저 치료로 만 4세 이전에 반복적으로 수면 마취를 받은 아이들이 나중에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학습 장애나 행동 장애가 있는지 살펴보았는데 3~6% 정도에서 관찰되었고 이는 평균적인 미국 초등학생의 학습 장애 또는 행동 장애 비율보다 높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미국 어린이의 학습 장애 비율은 9.7% 라고 합니다.
2009년에는 네덜란드에서 만 3세 이전에 수면 마취를 받은 1143명의 일란성 쌍둥이가 수면 마취를 받은 적이 없는 1143명의 쌍둥이 형제/자매와 학습 능력에 있어서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참고로 제왕절개 시 산모는 전신 마취 약제를 가스 또는 정맥 주사로 투여 받습니다.
태어난 날부터 신생아는 마취 약제에 노출됩니다.
하지만 제왕절개로 태어난 신생아가 자연 분만으로 태어난 신생아에 비해 학습 능력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다음에는 수면 마취 전 후의 주의 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신효승, M.D., Ph.D.
피부과 전문의, 의학박사
마포공덕 에스앤유 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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