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터지 웨버 증후군 - 국민일보 보도에 대해
- 2003-03-22 00:00:00
안녕하세요?
어제 아래의 기사때문에 여러 곳에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물론 어떤 병의 보도를 통해 그 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면 주위의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게 되면서 좋은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또 방치해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불상사를 예방하는 것이 질병보도의 최고 목적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사의 경우 이마나 얼굴의 화염상모반이라는 애매한 설정을 해놓고 그 경우 얼마의 확률로 생긴다는 설명없이 최악의 상황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전 이런 기사는 괜히 불안감만 불러일으키는 무책임한 보도라고 생각합니다.
스터지 웨버 증후군은 이마를 거의 채우고 있는 경우에만 생깁니다. 그외의 부위에 생긴 경우는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우라도 10% 정도에서만 생기고 그 10%의 대부분은 치료와 예방이 가능한 녹내장입니다.
신경계 이상은 매우 드뭅니다.
제 경우 그런 아이들의 부모에게 절대 겁을 주지 않습니다. 녹내장이 되어서 실명할 수도 있다든지 뇌의 석회화가 어떻다든지 등등의 말입니다. 화염상모반을 가진 아이들의 부모는 작은 가능성에도 깜짝깜짝 놀라곤 하는 분들입니다.
저는 일단 이마에 있으면 녹내장 검사는 강력히 권합니다. 하지만 신경계 이상의 검사는 잘 권하지 않습니다. 대개 아이가 이상을 보일때, 경기를 할때 그때 검사를 해봐도 늦지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흔히 얼굴에 화염상모반이 있으면 MRI 등의 고가의 검사를 받고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마에 없는 경우는 전혀 필요없는 검사입니다.
이마에 있다고 하더라도 제 경우 MRI 검사가 시급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검사를 해서 미리 안다고 해도 현재로서는 손을 쓸 수 없는 병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처음에는 신경소아과에서 경기나 아이의 성장과 발달, 신경계 이상에 관한 진찰과 검사만 받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의 보도로 인해 수많은 화염상모반 아이들이 MRI 검사를 받게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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